영어 교육 관련

편입 어휘 학습- 어원분석(Etymology)의 한계와 활용 by 심정섭

Jonathan Shim 2008. 12. 19. 22:43

실제 시험에 나오는 어휘는 Time, Newsweek 등의 시사 영단어나 학술지등의 고급 영어 어휘인데, 왜 끊임없는 접두어, 어근 공부인가?

 

 

필자는 일선 강의 현장에서 어휘를 기본으로 특례, 편입 및 고시 영어를 지도하면서 한 가지 이상한 현상을 접하였다. 실제 시험에 나오는 어휘와 학생들이 학습하는 어휘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고급 어휘 학습의 시작을 두꺼운 어원 분석 책에서 시작한다. 예를 들어

predict v. 예언하다. pre = before “이전에”, dict=say “말하다” 즉, “이전에 말하는 것” 이므로 “예언하다” 라는 식의 라틴어나 그리스어 어원을 이용한 단어 학습법이다. Harold Revine 의 Vocabulary 22,000이 대표적인 서적이라고 할 수 있고, 김정기 저 Vocabualry Workshop, 고창록의 Perain Vocabulary, 문덕의 MD Vocabulary 가 대표적인 한국식 어원 분석 서적이다. 그러나 한국 독자들의 이 방법으로 얼마나 많은 학습 효과를 누렸는가? 이미 알고 있던 단어를 어원을 통해 정리한다거나 기억을 분명히 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생소한 어근은 결국 새로운 단어를 하나 새로 외워야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예를 들어 한 어휘서는 ablate(제거하다)를 설명하며 ab=away, lat = carry라고 하며 “멀리 나르는 것”이 “제거하다”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멀리 나르다 = 운송하다 (멀리 날라서) “힘들다”, “부담 된다”의 식으로 생각되면 어떻게 되는가? 결국 이러한 Etymology는 어느 정도 어휘력이 있는 학습자가 자신이 희미하게 알고 있는 단어의 의미를 확정하는 데나 도움이 있지, 실제 초보자가 새로운 단어를 학습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미국에서 출판되는 어휘서적은 더 이상 어원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Barron's 의 1100 Words You Need to Know 나 Princeton Review의 Word Smart는 소위 말하는 문맥 속에서 단어의 의미를 찾는 방법을 지향한다. 이미 Vocabulary 22,000 에서도 Part I 에서 이러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두서적은 고급어휘를 처음 본격적으로 학습하는 학생들에게 그 효용성이 검증되지 않는 어원 학습법은 거의 포기하고 쭉 책을 읽어나가며 Quiz를 많이 풀면 저절로 단어가 학습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문맥 (Context)을 중시하고 유의미 학습(meaningful learning)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학습 효과적인 면 이외에도, 더 결정적인 것은 편입, 고시, 대학별 고사의 어휘 시험에서 어원 분석이 가능한 단어가 그 다지 많이 출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2008년도 고려대학교 편입학 시험에 출제되었던 어휘나 논리 완성 단어를 살펴보자.

 

1. 고려대학교 편입 영어 (KUET) 어휘 시험 문제

(1) contravene 반대하다 disobey

(2) fiat n. 칙령 order

(3) impeccable a. 흠 없는 harmful

(4) deleterious a. 해로운 harmful

(5) mettle n. 용기 courage

(6) doctor v. 수정하다, 조작하다 modify

(7) a pipe dream 헛된 꿈, 환상 impossible

(8) negate v. 부인하다 nullify

(9) adulterate v. 더럽히다 debase

(10) embryoic a. 배아의, 초기의 rudimentary

(11) plangent a. 구슬픈 plaintive

(12) hiccup n 딸꾹질, 방해 disruption

(13) leap grogging a 뛰어 넘는, 도약용의

(14) under-the-radar a. 분명한 obvious

(15) imperturbable a. 동요 없는, 고요한 calm

(16) have butterflies in one's stomach 초조한 nervous

(17) eat one's words 자기가 한말을 취소하다 retract criticism

 

고려대학교의 2008년도 기출 어휘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할 수 있다.

구분

출제 사항

비율

1. 전통적인 기출 어휘 및 어원 분석이 가능한 어휘

(1) contravene 반대하다 disobey

(3) impeccable a. 흠 없는 harmful

(4) deleterious a. 해로운 harmful

(8) negate v. 부인하다 nullify

(9) adulterate v. 더럽히다 debase

(15) imperturbable a. 동요 없는, 고요한 calm

35%

2. 2nd,

3rd meaning

(6) doctor v. 수정하다, 조작하다 modify

5%

3. 시사 단어

(2) fiat n. 칙령 order

(5) mettle n. 용기 courage

(10) embryoic a. 배아의, 초기의 rudimentary

(12) hiccup n 딸꾹질, 방해 disruption

(13) leap grogging a 뛰어 넘는, 도약용의

29%

4. 관용 표현

(7) a pipe dream 헛된 꿈, 환상 impossible

(14) under-the-radar a. 분명한 obvious

(16) have butterflies in one's stomach 초조한 nervous

(17) eat one's words 자기가 한말을 취소하다 retract criticism

23%

5. 기타

(11) plangent a. 구슬픈 plaintive

5%

다른 주요 대학의 어휘 문제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2. 서강대 편입 영어 어휘 및 문장 완성 출제 어휘

(1) bear v. 참다 견디다 = tolerate

(2) monolingual a. 한 언어만 말하는 unable to speak other foreign languages

(3) roughly adv. 대강 approximately

(4) hamper v. 막다 방해하다 = hinder. thwart

 

3. 성균관대 편입 어휘

(1) charge v. 고발하다 비난하다 = blame

(2) vulgar a. 조속한 = indecent

(3) myopic a. 근시안적인 = nearsighted

(4) flamboyant a. 현란한, 화려한 = luxurious

(5) beguile v. 속이다, 현혹시키다 = captivate

(6) rage n. 분노 anger

(7) ingredient n. 성분 element

 

4. 중앙대학교 편입 어휘

(1) laissez-faire a. 자유방임의 permissive

(2) throw its lots with 지지하다 support

(3) propound v. 제안하다 propose

(4) legerdemain n. 속임수 trickery

(5) insouciant a. 냉정한, 무관심한 nonchalant

 

극단적으로 말해서 어원 분석이 가능한 contravene 이나 impeccable 같은 단어만 학습해서는 이러한 고급 영어 시험에서 35% 밖에 풀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많은 수험생들은 고급 영어 어휘 = 어원 분석이 가능한 단어라는 단순한 공식 하에서 처음부터 어려운 어원 분석이 가득한 책으로 어휘 공부를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평소에서 필자는 학생들에게 차라리 기출 어휘집으로 공부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공부가 쌓인 후에 어원 분석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한번 보라고 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