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암송이론 2: 유태인의 외국어 학습 by 심정섭
유태인과 암송 학습
유태인의 막강한 영향력
유태인의 저력과 탁월함은 이미 너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계 인구의 0.5%도 안 되는 인구로 노벨상의 25% 이상을 석권하고, 초강대국 미국의 정치, 금융, 교육, 언론을 좌지우지 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많이 보도된 내용을 아래 대략적으로 정리해 보았다.
전세계 유태인 총인구: 약 1,500 만명
미국내 유태인 인구: 560만 (미국 인구의 2%)
노벨상 수상자의 25-30%가 유태인 및 유태인 혈연이 있는 사람
미국 GNP의 15%를 미국내 유태인들이 만들어 냄.
Fobes 선정 미국내 30대 기업 가운데 12개가 유태인 창업 및 소유 기업(2003년 통계)
미국내 영향력
구분 |
내용 |
언론 |
CNN, NBC, ABC 방송, 뉴욕타임즈, 월스트리스 저널, 워싱턴 포스트, 뉴스위크, 타임이 유태인 소유이거나 유태인 자본의 영향력에 있음. |
할리우드 |
워너브라더스(WB), 파라마운트, 12세기 폭스, 드림워크등의 영화사가 모두 유태인 소유이거나 유태인 자본에 기초함 |
금융 |
사실상 월 스트리트는 유태인들에 의해 세워짐 모건 스탠리, 골드만 삭스, 솔로몬 브라더스 등이 유태인 소유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조지 소로스 |
기업 |
마이크로소프트 (리처드 팔머: 빌게이츠와 함께 MS를 세움) 델 컴퓨터 (델) 인텔 (앤디 그로브) 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리바이스 (리바이스 스트라우스) |
학계 |
칼 맑스, 프로이드, 스피노자 아인슈타인, 닐스 보어, 셀먼 왁스먼 (항생 물질 개발) |
* 더 상세한 리스트는 박재선(2010) 참조
유태인의 힘의 원동력
유태인이 갖는 막강한 저력의 원동력을 설명하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혹자는 유태인의 철저한 신앙생활과 안식일을 엄격히 지키는 가정 중심의 종교생활을 말한다. 혹자는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0-3세 및 유아 교육을 실시하고 창의력과 토론 중심으로 가르치는 좋은 교육 문화를 꼽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유태인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암송의 힘이다. 이스라엘이나 유태인이 많이 활동하는 미국의 특정 지역에 가면 유태인을 상징하는 키파(머리에 쓰는 동그란 모자)를 쓰거나 유태인 복장을 하고, 시도 때도 없이 벽을 바라보고 몸을 앞뒤로 흔들며 토라(모세 오경 중심의 구약)과 탈무드를 암송하는 유태인을 보게 된다고 한다.
<<왜 유대인은 노벨상을 많이 받았을까>>의 저자인 아오키 아시쿠는 자신이 유태인 금요일 회당 예배에 참석해서 본 놀라운 광경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금요일 밤, 유대교회당 열린 예배에 참가했을 때 기도서는 것을 받은 적이 있다. 이 기도서는 토라를 바탕으로 쓴 책인 만큼 토라의 내용이 군데군데 들어가 있다. (중략) 그들 예배는 기도서에 의해 진행되는데 읽는 속도가 너무 빨라 내용을 놓칠 때가 있었다. 그런데 주변에 있는 유태인들은 둘러보니 그들은 기도문을 보면서 읽는 것이 아니었다. 어떤 사람은 눈을 감고, 어떤 사람은 천장을 쳐다보며 기도서를 외워서 읊고 있었다. 그들은 160쪽이나 되는 기도서를 통째로 외워버린 것이다."
그리고 유태인들은 160쪽 분량의 기도서 뿐 아니라 1,200 쪽에 이르는 토라까지 통째로 외운 사람도 많다고 한다. 유태인의 암송 교육을 바로 본 저자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린다.
"유대인의 공부법은 철저한 음독과 암기다. 단순한 음독도 아니다. 소리 내어 읽으면서 동시에 몸을 움직이고 때로는 읽는 문장에 가락을 붙여 노래하듯 읽는다." (아오키, 2009)
많은 유태인들은 영어는 기본이고, 다른 언어를 2-3개 이상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이렇게 외국어에 능한 것은 암송을 통한 기본적인 언어 학습 능력이 밑받침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TV나 영상 매체를 멀리하는 교육
유태인 교육의 또 하나의 특징 중 하나는 TV나 영상 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많은 부모님들이 영어 DVD나 비디오를 얼마나 틀어 주어야 하나를 고민하는 것 같다. 그런데 내가 공부한 바로는 될 수 있으면 12살 이전까지는 영상 자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책을 보지 않고, 집중을 잘 못하던 아이들도 TV를 보거나 비디오를 틀어 주면 엄청난 집중력을 보인다. 이는 아이가 집중력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TV가 아이의 후두엽(뇌의 뒷부분으로 시각을 관장하는 대뇌 피질 부위)을 꽉 틀어쥐고 다른 사고나 판단을 할 수 있는 뇌의 영역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글 읽기에서의 정보 처리 과정은 다음과 같다. 눈에 들어 온 글자는 후두엽으로 가서 인식이 되고, 이 정보는 두뇌의 사령관이라고 불리는 전두엽(대뇌의 앞부분)으로 가서 처리가 되고 지식이나 정보로 체계화 된다. 그런데, 영상 자료를 보면 후두엽만 자극되고, 전두엽은 자극이 되지 않아, 궁극적으로 전두엽이 발달이 위축되는 결과가 생긴다. 전두엽은 자기 통제, 판단력을 담당하는 뇌의 관제 센터 같은 곳인데, 전두엽 발달이 더딘 아이는 자기 통제능력이나 집중력, 판단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중학교 이상의 고급 학습 내용을 따라가기가 힘들어진다.
유태인 아이들이 보는 영상 자료는 동화책이나 그림책에 있는 그림뿐이다. 그리고 문자이다. 오로지 책이라고 하는 아날로그 자료만 가지고 교육을 하고 있다. 그 책을 주로 아버지가 자기전의 아이에게 읽어 준다. 그리고 저녁 시간이나 안식일에 아버지는 아이들을 무릎에 앉혀놓고, 유태교 경전인 토라와 탈무드를 읽어 주어 그 내용을 설명하거나 같이 토론을 벌인다.
유태인은 2,000 년 동안 나라 없는 민족으로 살면서 수많은 박해를 받았다. 그들은 언제 생명과 재산을 빼앗길지 몰랐다. 그래서 그들이 생존의 길로 택한 것은 바로, 자식을 교육하는 것이다. 비록 몸뚱이 하나만 가지고 쫓겨나는 상황에서도 머릿속에 든 지식과 암송한 토라와 탈무드가 있었기에 어디를 가서든지 자신들의 신앙과 전통을 지킬 수 있었다.
암송과 창의력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부터인가 암송이 주입식 교육의 상징이 되었다. 이유도 모르고 조선 왕들의 이름을 "태정태세 문단세..."로 외우고, 몇몇 의미 없는 문장을 외워왔다. "나라말싸미 듕귁에 달아..."로 시작하는 훈민정음이나, 기미독립선언서, 관동별곡이나 김소월의 시도 국어 시간에 많이 외웠다. 우리 이전 세대가 외운 훈민정음이나 국민교육헌장도 좋은 문장이고, 되 새김질 할 만한 좋은 내용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더 이상 교실에서 낭독을 하고 같이 암송을 하는 전통이 사라졌다. 그 대신 수많은 난잡한 정보들이 아이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른다는 명분으로 교실에 유입되었다. 그리고 그 수 많은 정보들은 암송할 만한 것들이 못 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내용은 시험을 치르고 그냥 사라진다. 우리 아이들은 그 단순한 정보들을 그냥 암기하고 잊어 버린다.
최첨단 기술과 수많은 영상 및 디지털 자료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문자로 된 자료를 크게 읽고 암송하는 방법은 고리타분하게 들리고 시대에 역행하는 교육방법처럼 들릴 수 있다. 어쩌면 암송은 주입식 교육이고, 창의력을 억제한다고 비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독서와 책 읽어 주기, 암송에 기반을 둔 유태인식 교육을 받은 수많은 유태인들이 남들이 사고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 해고,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프란츠 카, 토마스 만 과 같은 문인에서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노벨상을 받은 151여명의 유태인들(생리의학 48, 물리학 44, 화학 27, 경제 20, 문학 12, 평화상 제외, 2006년 이스라엘 정부 발표 통계), 스티븐 스필버그에 이르기 까지 대부분의 유태인들은 어려서부터 매일 저녁 혹은 매 주 안식일 마다 토라를 암송하며 성장했다.
우리도 다시금 낭독과 암송의 가치를 되새기고, 효과 없는 언어 교육과 외국어 교육의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되었다. 영어를 더 잘 하기 위해 무엇을 더 채워 넣을까를 생각하기 전에, 쓸데 없는 거품을 거두어 내고, 정말 외울만하고 내 인생을 변화 시킨 문장들을 담고 있는 좋은 책 1-2가지를 정해서 통으로 외우며, 언어도 배우고, 인생도 풍성하게 채워나가면 된다.
<참고 자료>
[방송자료]
SBS 스페셜 11회,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유대인의 미국 (2005년 9월 26일 방영)
다시 보기 (무료):
http://wizard2.sbs.co.kr/w3/template/tp1_review_list.jsp?vVodId=V0000311936&vProgId=1000126&vMenuId=1002036&cpage=55
TBS 창의 특강, 류태영, 이스라엘식 천재 교육법 (2009년 7월 21일 방영)
다시 보기 (무료): http://tbs.seoul.kr/tv/CreativeLecture/replay.jsp?act=LIST
* 위 방송 자료들은 암송을 집중 소개하는 내용은 아니고, 유태인의 영향력과 교육 전반에 관한 내용이다.
[도서]
1. 유태인 일반
댄 세노르, 창업 국가, 다할미디어, 2010 : 이스라엘이 어떻게 최고의 벤처 대국이 되었는가를 검토, 이스라엘 군대의 탁월성, 유태인의 세계적인 영향력 검토
박재선, 세계를 지배하는 유대인 파워, 해누리 기획, 2010 : 외교관 출신 저자가 미국과 전세계의 유대인 파워를 분석, 부록에 유대인 저명 인사 명단이 상세하게 정리 됨.
카세 히데야키, 세계를 지배하는 유태인의 성공법, 인디북, 2002: 일본 유태인 전문가가 정리한 유태인의 가정, 처세술, 정신력 분석
2. 유태인 교육
현용수 역, 옷을 팔아 책을 사라, 아름다운 세상 2001: 유태인 랍비가 정리한 유대인 교육 및 세계관에 대한 내용을 저자가 편역 한 책
현용수, 유대인 아버지의 4차원 영재 교육, 동아일보, 2006: 유태인 및 교육학 전문가인 저자가 유대인의 교육에 대해 정리한 책, 참고문헌이 잘 되어 있고, 가장 학문적인 구조로 되어 있음.
이영희, 유대인의 밥상머리 자녀 교육, 규장, 2006: 이스라엘에서 수십 년같이 키부츠 생활을 한 저자가 관찰한 이스라엘의 가정 및 식탁, 교육에 관한 에세이
김영실, 명품가정 명품 자녀 만들기, 아름다운사회, 2007: 미국 유태인 사회를 관찰한 저자가 유태인식 결혼, 자녀 양육 및 교육에 관한 관찰을 기록한 에세이
아오키 이사쿠, 왜 유대인은 노벨상을 많이 받을까, 21세기북스, 2008: 일본 유태인 전문가가 정리한 유태인의 가정, 교육에 관한 책 (원저 제목은 유태인의 공부법임)
박미영, 유태인 부모는 이렇게 가르친다, 생각하는백성, 1995: 7년간 이스라엘에 거주하며 석사학위를 한 저자가 정리한 유태인의 가정 및 유아 교육에 관한 에세이
루스 실로, 유태인의 천재 교육 53(개정판), 작은키나무, 2007: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유태인 교육 전문가인 저자가 정리한 유태인 자녀교육 에세이, 교육의 지(머리), 정(가슴), 의(의로움)을 기준으로 각각의 교육 원리에 대해 쓴 원론적인 글, 한국에 여러종류의 번역 본이 있음.
★Coulmnist 소개 ★
글쓴이 심정섭은 서울대 인문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영어교육학과 학사 편입 한 후, 한양대학교에서 영어 교육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IMF 1세대로 중소 무역회사, 컨설팅 회사, 현대 자동차 해외 영업 본부를 거치며, 바닥부터 살아가는 법을 배웠고, 이시기에 잠깐 했던 영어강사 생활을 통해 본인이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고려대 학사 편입 한 후 강남에서 대학생과 고등학생에게 10년 동안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이제는 영어라는 물고기 보다, 인생 경영이라는 물고기 잡는 법을 전하기 위해 공부하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주로 고3과 대학생, 임용 고시 준비생을 지도했지만, 지금의 사교육과 가정의 해체로는 나라의 비전이 없다고 보고, 사교육비 경감과 가정의 회복, 유태인식 독서, 토론 교육의 확산을 위한 이론을 정비하고 실천에 이르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